DUNU KOTO ITO 유선 이어폰 - 풍성한 저역을 원한다면 두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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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기기/이어폰

DUNU KOTO ITO 유선 이어폰 - 풍성한 저역을 원한다면 두누

by 듣고 보고 먹은 기록 2026. 5. 18.

음향기기는 다양한 사운드 세팅을 가진 제품들이 있습니다. 어떤 제품은 지극히 레퍼런스 성향을 가지고서 소리를 분석적으로 최소한의 왜곡으로 들려 주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제품은 뛰어난 해상력을 바탕으로 귀로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를 재현해 내려고도 하고, 또 어떤 제품은 음악이 가진 순수 즐거움을 위해 모든 역량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어떤 게 절대적으로 좋고, 다른 건 안 좋은 건 아닙니다. 그저 제품이 가진 역량과 제조사의 설계와 제품 간의 조합 등으로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 뿐이죠. 그리고 제품은 원래 가진 제품의 목적답게 만들어지고, 그렇게 쓰이기만 한다면 그건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좋은 제품일 겁니다.

DUNU KOTO ITO는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바라 보면서 알아 보겠습니다.

제품 포장

DUNU KOTO ITO의 포장은 보통의 다른 중급기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20만 원대의 제품으로서는 매우 좋은 편이고요. 다만 제품 겉상자의 ITO 디자인은 다소 투박하고 실망스럽긴 합니다. 어차피 인쇄를 해야 하는 겉상자 포장 디자인이라면 신경을 좀 더 쓰는 게 어떤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속박스를 열면 청록색의 유닛이 보이는데 색상을 아주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품 구성품 1

DUNU KOTO ITO의 유닛은 안쪽에 미세하게 펄이 들어간 청록색의 색상을 가지고 있는데 꽤 예쁜 편입니다.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심심하지도 않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품의 구성은 딱딱한 재질의 파우치, 설명서와 QC인증서, 이어폰 연결잭 해체 및 결합 방법을 설명하는 그림 종이, 이어팁 청소도구, 3.5mm 커넥터, 3종류의 이어팁이 들어 있습니다. 구성품은 20만 원대 제품치고는 상당히 충실하고 푸짐합니다.

제품 구성품 2

DUNU KOTO ITO의 이어팁은 3종류인데 이어팁마다 음색의 차이가 있습니다. 4쌍이 들어 있는 네모난 모양의 실리콘팁은 그 특유의 모양 때문에 장시간 착용할 때 귀를 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4개의 사이즈를 제공함으로써 정확한 밀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착용감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소리에서 썩 좋은 평가를 주지는 못하겠습니다. 저음이 많이 벙벙댑니다. 녹색/주황색 같은 색깔 있는 이어팁은 왜 있지? 패션템인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특색 있는 뭔가를 주지는 않았습니다. 자세히 들으면 보컬 영역대의 소리가 정돈된 것처럼 들리긴 하는데 그 정도로 이어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착용감 자체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저는 가장 무난한 회색 반투명 이어팁을 주로 사용해서 들었습니다. 저역이 강조되는 특색이 있고, 어차피 DUNU KOTO ITO는 모니터링 성향으로 구입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 제품이 가진 원래 소리를 들으려면 회색팁이 가장 그 목적에 맞는 것 같았습니다.

유닛 디자인 1

DUNU KOTO ITO의 유닛 디자인은 알록달록한 페이스 플레이트 영역이 있는 면적은 넓지 않아서 귀에 잘 들어오는 편이지만 옆에서 보면 그 두께감이 상당합니다. 그래서 어지간히 깊이 찔러 넣더라도 프랑켄슈타인 핏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머리카락 같은 걸로 잘 가려서 정체를 은폐하거나 차은우씨처럼 잘 생기시길 권합니다.

유닛 디자인 2

DUNU KOTO ITO는 유선 케이블을 꽂는 부분이 다소 깊게 들어가 있어서 일부 케이블과 호환이 안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구입한 것만 이렇게 깊이 들어가 있는 불량인가? 싶었는데 다른 제품 사진을 보니 마찬가지여서 디자인이 이렇구나 하고 넘겼습니다만 커스텀 케이블 구입 때 참고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소리

DUNU KOTO ITO는 10mm의 DD가 저역을, 8mm의 DD가 중역을, 두 개의 BA 드라이버가 각각 고역과 초고역을 담당합니다.  2DD+2BA 구조의 이어폰의 기본값인데 다른 제품들과 달리 저역을 담당하는 10mm DD의 존재감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전체적으로 저역대의 소리가 상당히 부풀어 있어서 극저역의 존재감이 두드러집니다. 보컬도 역시 DD의 영향으로 인해 약간 굵은 선으로 채색된 느낌을 줍니다.

DUNU KOTO ITO는 스펙 상 37오옴의 임피던스를 가지고 있는데 의외로 볼룸을 많이 잡아 먹습니다. 어지간한 꼬다리DAC로는 충분한 소리를 내 주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물론 제가 가지고 있는 Fosi DS3의 최근 출시되는 여타의 꼬다리에 비해 출력이 높은 편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최대 볼룸에서 1칸 아래까지 볼룸을 높여야 제대로 된 음압이 나올 정도이고, 하이게인으로 동작시켜야 제대로 된 소리를 내 주었습니다. 20만 원대 제품을 제대로 울리기 위해 헤드폰 앰프까지 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되므로, 꼬다리 DAC 중에서도 출력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소리의 장점

DUNU KOTO ITO의 장점은 단연코 저역의 표현력입니다. 저역이 단순히 양적으로 많은 것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극저역의 표현을 볼 때 제가 가장 많이 참고하는 노래 중 하나가 Queen의 Face it alone 의 초반 도입부입니다. 보통의 이어폰이나 헤드폰에서는 극저역을 표현해 내는 게 쉽지는 않을 정도의 큰북으로 시작하는 이 도입부에서 DUNU KOTO ITO는 상당히 존재감 넘치는 소리를 들려 줍니다. 그 노래 뿐만 아니라 대부분 저역이 강조된 비트감 있는 노래에서는 흥겨움을 배가시켜 줍니다.  BA가 담당하는 고역도 나름 소리를 잘 들려 주고 있기 때문에 락, 메탈, EDM 장르에서는 20만 원대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좋은 소리를 내 줍니다. 소리가 아니라 음악을 듣는 분들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포인트가 있는 소리입니다.

초고역은 상대적으로 잘 들리는 편은 아니지만 고역은 저역대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존재감을 뽐내는 편입니다. 보컬을 중심으로 저역과 고역이 나란히 솟아 있는 V 자 튜닝이 되어 있는데 고역대보다는 저역대가 뿜어내는 펀칭감이 이 제품의 존재 이유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전반적으로 보컬이 뒤로 물러나 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드러머와 베이시스트가 앞으로 한 발씩 나와서 연주하는 것 같습니다. 저역의 에너지에 밀리지 않는 고역의 존재감도 꽤 듣기가 좋았습니다

소리의 단점

DUNU KOTO ITO는 저역이 강점이긴 하지만 그로 인해서 해상력에는 아쉬움을 줍니다. 그건 대부분의 극저역 강조된 제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긴 합니다. 극저역이 강조가 되면서도 해상력이 좋은 제품을 사려면 그만큼 가격도 확실히 높아지기 때문에 20만 원대에서 그 모두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모니터링 제품을 원한다면 DUNU KOTO ITO는 장바구니에 담을 필요도 없습니다. 이건 해상력과는 너무 거리가 먼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보컬만 나오는 Dominique Fils Aime Feeling Good을 들으면 딱히 중음 해상력이 말도 안 되게 떨어지는 것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일단 저역이 재생되는 순간부터 뭔가를 분석하고 잘게 쪼개서 감상하려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이건 그런 목적으로 구입하는 제품이 아니니까요.

총평

DUNU KOTO ITO는 20만 원대에 2개의 다이나믹 드라이버, 2개의 BA 드라이버를 사용한 하이브리드 유선 이어폰입니다. 사이즈가 다른 2개의 다이나믹 드라이버가 담당하는 저역은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특히 10mm 드라이버가 뿜어대는 저역은 다이나믹이 상당히 뛰어난 편이고, 양감도 많은 편이라 맑고 청아한 소리를 원하는 사용자와는 상극입니다. 하지만 평소 락, 메탈, 혹은 EDM이나 K팝을 자주 듣는 분들이나 유선 이어폰으로 딜레이 없이 영화를 감상하려는 사용자에게는 이 가격대에 이보다 더 좋은 소리를 내 주는 제품을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습니다. 

3종류의 이어팁을 제공하지만 실질적으로 착용감 이슈나 음색에 있어서 의미가 있는 이어팁은 한 종류 뿐이라는 건 다소 아쉬운 부분이고, 꼬다리 DAC로는 볼룸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는 건 단점일 수 있겠습니다. 100만 원짜리 제품이라면 그것을 울리기 위해 헤드폰 앰프를 구입할 수도 있겠으나 20만 원대 제품을 구동하기 위해 그보다 비싼 헤드폰 앰프를 구입해야 하는 건 딱히 추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꼬다리DAC에서도 하이게인으로 어느 정도 볼룸이 확보된 상태에서 소리를 들어 보면 이건 20만 원대에서 즐길 수 있는 최강의 EDM 머신이라는 생각을 떨쳐내기 힘들 정도로 만족스런 소리를 들려 주었습니다. 흡사 30년 전 쯤 들었던 AIWA의 MDR에서 들었던 소리가 떠올라서 음악을 듣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힘찬 저역과 다이나믹 넘치는 흥겨운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DUNU KOTO ITO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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